4 월 30 일
저 서운산 연둣빛 좀 보아라
이런 날
무슨 사랑이겠는가
무슨 미움이겠는가
고은_순간의 꽃
지금도 많은 나이라고 하기엔 어리지만
(아 물론 절대적으로 어리다는 건 아닙니다.)
그래도 나이를 조금 먹었다고 보이지 않던 초록이 눈에 보입니다.
전에 기간제로 잠시 있던 학교에서
학년 부장 선생님께서
범어사 근처에서 식사 중에
창 밖을 바라보면서
"초록이 참 좋구나" 라고 하셨을 때만 해도
같은 곳을 바라보며
'예쁘구나' 라고 동조하는 정도였습니다.
고작 몇 년 지났을 뿐인데
여린 은행잎을 보곤
발걸음을 옮기지 못했습니다.
가득찬 생명력이
출렁거리는 초록을 보곤
멈춰 서서 보고 또 보는 일 말고는
할 수 없었습니다.
그 때 부장님께서는
색으로 일컬어지는 초록이 아니라
그 안에 생명을 보셨던 것인 것 같습니다.
살짝만 건드려도
손끝이 저릴 것 같은 저 초록의 생명력이
세상에 가득차서
좋은 일만 가득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