2014. 5. 2. 01:32 일상

초록


4 월 30 일

저 서운산 연둣빛 좀 보아라


이런 날

무슨 사랑이겠는가

무슨 미움이겠는가


고은_순간의 꽃



지금도 많은 나이라고 하기엔 어리지만

(아 물론 절대적으로 어리다는 건 아닙니다.)

그래도 나이를 조금 먹었다고 보이지 않던 초록이 눈에 보입니다.


전에 기간제로 잠시 있던 학교에서 

학년 부장 선생님께서

범어사 근처에서 식사 중에

창 밖을 바라보면서 

"초록이 참 좋구나" 라고 하셨을 때만 해도

같은 곳을 바라보며

'예쁘구나' 라고 동조하는 정도였습니다.


고작 몇 년 지났을 뿐인데

여린 은행잎을 보곤

발걸음을 옮기지 못했습니다.


가득찬 생명력이

출렁거리는 초록을 보곤

멈춰 서서 보고 또 보는 일 말고는 

할 수 없었습니다.


그 때 부장님께서는

색으로 일컬어지는 초록이 아니라

그 안에 생명을 보셨던 것인 것 같습니다.


살짝만 건드려도

손끝이 저릴 것 같은 저 초록의 생명력이

세상에 가득차서 

좋은 일만 가득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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